2023. 5. 4. 01:54ㆍ마음건강
호흡수행의 방법
먼저 호흡수행은 좌선 자세가 기본이 됩니다.
그래서 수행장소는 가능하면 외부의 자극이 적은 조용하고 안정된 곳, 즉 조용한 빈방이나 한적한 공간, 숲속에 있는 수행처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세는 좌선이 기본이므로 양쪽 발을 서로 포갠 가부좌, 한쪽 발만 다른 쪽 발위에 올리는 반가부좌, 양쪽 발을 모두 내려놓은 평좌 등의 좌세를 취하면 됩니다.
만약 몸이 약하거나 연세가 드셔서 세 가지 자세 모두 힘드신 분은 의자에 앉아서 하셔도 됩니다. 다만 좌선자세가 깨어 있으면서 가장 오래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세이므로 평소에 연습하여 좌선 자세를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좌선 자세를 취하셨다면 상체는 곧추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를 곧추세워서 좌선해야 건강에도 좋고 정신을 또렷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허리가 굽은 상태로 수행을 하게 되면 졸음도 많이 오고, 허리를 다칠 수 있습니다.
좌선 자세를 취하고 허리를 곧추세웠다면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는 것은 눈을 통해 형색을 봅으로써 일어나는 생각을 멈추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눈을 감아서 졸음이 온다면 잠시 눈을 떠서 눈에 밝은 빛이 들어오게 해 졸음을 깬 다음 다시 감아도 됩니다.
숨음 입으로 쉬지말고 코로 쉬어야 합니다. 코로 숨을 쉬면 공기 중의 먼지도 걸러지고 찬 공기도 비교적 따뜻하게 데워져 폐 안으로 들어가므로 건강에도 유익하고 숨도 쉽게 고요해져서 삼매에 들기가 쉽습니다.이렇게 코로 숨을 쉬되 숨을 의도적으로 통제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유지해야 합니다. 숨음 자율신경계가 조절하는 작용을 하므로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숨이 쉬어집니다.
이때 들어오는 숨과 나가는 숨을 단지 알아차리기만하면 됩니다. 많은 수행 단체에서 복식호흡이나 단전호흡 등을 가르칠 때는 보통 들이쉬는 숨은 짧게 하고, 내쉬는 숨은 최대한 길게 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렇게 호흡을 통제하는 일은 호흡을 알아차리는 마음과 호흡을 통제하려고 하는 마음을 분산시켜 깊은 삼매를 닦는 일에 오히려 방해됩니다. 만약 다른 곳에서 복식호흡을 오래 닦아 배가 저절로 움직인다면 그것에 관심을 두지 말고 단지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만 알아차리면 됩니다.
호흡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머리부터 시작해서 어깨와 양팔, 몸통, 양다리까지 차례로 훑어가면서 몸에 관해 알아차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몸에 굳어 있는 부분이 있다면 몸을 이완시키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이같이 몸의 상태를 차례로 훑어가면서 알아차리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은 자연스러운 호흡이 드러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많은 이들의 몸은 평소 항상 긴장되어 있으며, 특히 호흡과 관련된 근육도 많이 긴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호흡수행을 할 때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합니다. 그래서 호흡수행을 시작하기 전에 머리부터 양다리까지 몸 전체를 훑어가듯 알아차리면서 몸을 이완시켜 주는 일은 호흡수행에 아주 유익합니다.
이렇게 몸의 긴장을 이완시킨후에는 바른 견해를 기억하며 수행의 바른 방향을 정리한 후에 호흡수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서 호흡수행을 하기 전에 '세상의 모든 것은 조건에 의지해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이므로 그것들은 집착할 만한 가치가 없다. 좌선하는 동안만이라도 세상에 관한 관심을 모두 내려놓고 오직 호흡 또는 숨과 하나가 되어 머물겠다.'라고 결심한 후에 호흡수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결심하는 것은 호흡수행 중에 세상에 관한 관심으로 인해 일어나는 잡다한 생각을 상당히 정리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좌선 전에 이같이 결심한 후에는 호흡이라는 대상만 기억하여 그것만 잊지 않고 알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호흡을 알아차릴 때 억지로 집중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에 억지로 집중하려고 하면 호흡을 알아차릴때 욕심이 앞서서 지나치게 노력함으로써 몸의 긴장을 많이 유발하게 되고 오히려 수행에 방해가 됩니다.
호흡수행을 빨리어로 '아나빠나사띠'라고 하는데, 들숨과 날숨을 기억하는 수행이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의 대상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흡이라는 하나의 대상만 기억하면 마음이 호흡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호흡만 기억하면 마음은 저절로 호흡만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수행할 때 힘도 훨씬 적게 들고 마음의 긴장도 훨씬 줄어듭니다. 이처럼 호흡을 알아차리는 노력을 할 때 억지로 집중하여 하면서 지나치게 긴장 상태를 높이지 말고 단지 호흡을 잊지 않고 기억할 정도의 긴장만 유지하면 됩니다. 마치 컵을 들고 있을 때 과도한 힘없이 컵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만 들면 되는 것처럼말입니다.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코안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인중 주위에서 알아차리면 됩니다. 숨은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몸의 감각을 이용해야 합니다. 숨은 공기를 말하고, 공기는 물질의 한 형태이므로 공기가 코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갈 때는 몸에 자극을 주게 됩니다. 우리 몸에는 이와 같은 공기로 인한 자극 또는 감촉을 알아차리는 감각기능 또는 센서가 있으므로 그것을 통해 실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하지만 숨을 코부터 목구멍, 배까지 따라다니면서 알아차리는 일은 마음이 분산되어 삼매를 계발하는 일에 방해가 됩니다. 그러므로 호흡을 알아차릴 때는 숨을 따라다니지 말고 인중 주위에서 지켜보듯이 알아차리는 게 삼매를 닦는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렇다고 인중 주위에 한 점을 콕 찍어 집중하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행하면 너무 긴장하여 혈압이 오르는 상기 증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저 인중 주위에서 들어가고 나오는 숨을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인중 주위는 숨이 코안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문과 같으므로 인중 주위에 마음을 두고 있어도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마치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모두 알아차릴 수 있는 것처럼말입니다.
그리고 호흡을 알아차릴 때에는 숨에 대하여 생각하지 말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대상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호흡수행할 때는 그와 같은 생각을 멈추어야 삼매를 계발할 수 있습니다. 숨에 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일으키는 일은 마음이 호흠과 하나가 되는 데 방해가 됩니다.
다시 말해 숨에 대하여 뜨겁다,차갑다,무겁다,가볍다,미세하다,거칠다등을 분별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단지 '숨'이라고만 단순하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마치 손가락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때 손가락의 모양이나 색깔등을 분별하지 않고 단지 손가락이라고 알아차리는 것처럼말입니다.
더불어 숨의 길이를 조작하지 말아야 합니다.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숨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인중 주위에서 오직 들숨과 날숨만을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합니다.
-출처- 일묵스님 <화, 이해하면 사라진다>중에서
'마음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Y? 명상을 할까? (0) | 2023.05.05 |
---|---|
걷다(명상이 되다) (0) | 2023.05.04 |
호흡수행이란? (2) | 2023.05.04 |
마음챙김 그 느낌 2 (그 느낌 알아보기) (0) | 2023.05.01 |
마음챙김 그 느낌 1 (그 느낌이란 무엇일까?) (0) | 2023.05.01 |